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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침팬지!

"유아어" 현장 포착!

페이지 정보

작성자 julie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7-05 15:35 조회5,336회 댓글27건

본문

핑키는 지금 26개월반이구요, 떼쓰기는 30분-1시간30분마다 한번씩은 한답니다.
아니.. 꼭 떼쓰기뿐 아니라 엄살 떠느라고 울기를 포함하면 30분-1시간 30분마다 한번씩은 엉엉 울어요.
(엄마 여기가 아푸. 후아 해줘.)

그래도 엄마 나는 아직 침팬지예요 책과 베위2,3권 등 유아에 관한 책에서 배운 내용들이 꽥 잘 먹힐 때가 많아요. 물론 이게 늘상 통하는 것은 아니고 한 70%??

그 현장을 잠깐 엿보면요,,,


1. 패스트푸드룰 + 유아어
외출 준비 후 집을 나서면서 어떤 차를 탈지 설명하는데(불과 3일전까지만해도 차가 2개 있었어요), 갑자기 늘 타던 차가 아닌 다른 차를 타고 싶다면서 떼를 쓰는 거예요. 다른 차는 문제가 있어서 운행을 못하는데...

핑키: 딴 거! 딴 거! 으흥. 딴 거! 으와아앙~~~.
나: 핑키 다른 차 타고 싶어? 딴 차! 딴 차! 딴 차! 핑키 딴 차 타고 싶어! 딴차 타고 싶어! 핑키 딴 차 타고 싶어! 이 차 아냐! 이차 아냐!
핑키: ......
나: 딴 차가 지금 못 움직여. 그냥 우리 이 차 타자아~ 응?
핑키: ......

무사히 그 차 탔습니다.

두 돌 전까지는 이 패스트푸드룰 + 유아어가 거의 80% 이상 먹혀들어갔는데,
두 돌이 지나니까 이제 엄마가 머리도 좀 써야합니다.



2. 패스트푸드룰 + 선택의 여지
요새 외출을 하면 꼭 몇 가지 음식을 챙겨가지고 가야 합니다. 언제든지 먹고 싶어라 하거든요. 그것도 늘 레파토리가 바뀌어요. 사탕 줘!, 맛있는 과자가 먹고 싶다!, 우유 좀 줘!, 엄마가 쥬스 좀 줄께에~~(=엄마 쥬스 주세요)

그치만 그 레파토리를 늘 만족시킬 수 있나요? 많이 챙기면 치리오스 등 건강 과자, 나쁜 과자, 사탕 두어개, 핑키가 좋아하는 누룽지, 마른 미역 말린 것(또는 김) + 음료수 하나가 전부랍니다.
그래도 늘 뭔가 자기가 원하는 것이 있는데 엄마는 안 챙겨왔을 때는 바로 떼쓰기에 돌입합니다.
바로 삼일 전 처럼요...

핑키: 엄마, 맛있는 과자 좀 줘.
나: 맛있는 과자, 뭐?
핑키: 맛있는 과자아!!
나: 맛있는 게 뭘까? (있는 것을 하나씩 보여주며) 치리오스? 포테토칩? 젤리? 미역?
핑키: 아니야~~~. 맛! 있! 는! 거어어어어어~~~~... 으아아앙~~~~!
나: 맛있는 거 먹고 싶어! 맛있는 거! 그래, 핑키가 골라봐!
(있는 것을 두 개 보여주며) 치리오스랑 젤리, 어떤 게 먹고 싶어?

여기서 바로 통했어요. 처음에 한 개씩 다 보여줄 때는 모두 싫다고 하던 것을, 자기에게 선택의 여지가 주어지자 바로 둘 중에 하나를 선택했어요. 치리오스. 그리고 좀 있다가는 젤리도 달라고 해서 먹었구요.
먹으면서는 으암... 맛있따! 움움움움... 하면서 먹더구만요.

* 항상 두개의 선택의 여지에서 통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번 두개의 선택의 여지를 줘야할 때가 있긴 한데, 자신에게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오래 참고 엄마의 말을 들어요.



3. 패스트푸드룰 + (아빠) 바보되기(? 또는 시범보이기?).
오늘 아침에 일어난 일이랍니다.
핑키가 요새 머리 핀이나 머리 끈에 목숨을 걸고 좋아해요. 아빠 엄마 모두 여름이라 머리를 자꾸 묶는 것을 보니까 그런 모양이예요(예.. 아빠도요. ^^;;).
근데, 문제는 자기가 원하는 핀이 늘 달라진다는 것과 기껏 채워준 핀을 어디다가 팽겨쳐 놓고는 늘상 그것만 찾는다는 겁니다.........

핑키: 머리 삔 하고 싶어.
나: 삔? 그래! 이거 해줄께(빨간 12000원짜리 이쁜 핀).
핑키: 아냐~!
나: 이거 아냐? 그럼 이거! (민무늬 핀)
핑키: 이거 말고오오~.
나: (이제야 알았어요. 하늘색에 키티가 그려진 핀을 찾는 거) 아! 키티 삔? 핑키가 어디다 뒀는데...?
핑키: 삐이이이이이인~~~. 핑키, 삔 하고 싶으다! 삔 줘어어어어어어어~~~~.
나: 네가 어디다 뒀잖아. 네가 찾아 와! 엄마도 같이 찾아볼께.
아빠 (개입): 삔? 삔 차고 싶어? 그 삔 말고 이 삔은 어때? (집안에 널리고 널린 빨래집게를 집어들며.)
핑키: 아니야아아아아.... 삔 줘어어어어어어~~~ 아아아아아앙~~~~.
아빠: 이 삔도 이뻐. 자, 봐라~! (빨래집게를 머리에 꼽는다.)
핑키: ... (뽀로똥) 이히히잉.. (별로 안 내키는 표정)
아빠: 아빠는 세개 해야쥐~! 랄랄라! 아, 아빠 이쁘다.
핑키: 핑키도 할거야. 핑키도 해줘.
아빠: 그래! 거울 좀 봐라. 아~ 이쁘다.

그래서 빨래집게를 머리 핀처럼 꽂은 것이 바로 저 위에 사진이랍니다.
핑키 아빠 사진까지 찍지 못한 것이 한이죠, 한... ㅎㅎ.

그리고 그 이후로 핑키는 오늘도 두번씩이나 저 새롭고 널리고 널린 삔을 5개씩 꼽고 돌아다녔답니다.
엄마테도 해주께(엄마한테도 해줄께). 엄마도 해. 하며 제 머리에도 찔러넣으면서 말이죠.

머리핀이 머리핀이어야 한다는 편견은 버려야 한답니다.
유아한테 머리 핀은, 머리에 꼽을 수 있는 모든 것이 바로 머리핀이더라고요.
그게 빨래집게든 볼펜이든 색연필이든 말이죠....


4. 특별한 의미 부여하기
어제 저녁, 목욕을 하고 잠을 자는지라, 욕조에 물틀어 넣고 저 먼저 들어간 후에
욕조에 들어오라고 불렀더니 요석이 딴짓하면서 장난치느라 말을 안 듣는 거예요.

나: 핑키야, 목욕하자~.
핑키: 시러. 목욕 시러. 키키키키.
나: 핑키야, 어서... 옷 벗고 언능 들어와... 엄마랑 목욕하고 코오~ 자자.

(이렇게 몇번 실갱이를 하다가 머리를 썼죠.)
나: 우리 거품 놀이할까? (목욕하다보면 클린저를 쓰잖아요. 클린저에서는 거품이 나오고...)
핑키: 어? 거품 놀이? 거품 놀이? 거품놀이 하자아~~.

옷 벗고 욕조에 풍덩...

목욕이라는 단어도 맨날 목욕이라고 할 게 아니라 xx 놀이라고 해줘야 한다니까요.
사과를 먹을 때도 그냥 사과를 줄 게 아니라 엄마가 핑키만을 위해 막 깎은 맛있는 사과를 줘야하고...




엇.. 5번 "속닥이기"편도 있는데~~~.
(요새 왜 이리 글 쓰기가 귀찮은지 원... 기분도 꾸리꾸리해서 맘잡고 한번 글 써봅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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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선빈맘님의 댓글

선빈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잼있어요^^ 핑키도 넘 귀엽구요.. 근데 핑키보다 핑키 아버님이 더 궁금해지는데요^^ 머리 묶으시는데다 빨래집게까지.. 굉장히 유머 있으신 분인것 같아요^^ 

예준맘님의 댓글

예준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 읽어 나갈수록 더 도움이 되는 글이네요~
이 글도 어디 섹션에 둬야할것 같아요~^^
그런데, 정말 핑키파님~ 넘넘 궁금해 지는걸요?!!
(사진 올려주셔용~~~ㅎㅎㅎ)
 

진혁이맘님의 댓글

진혁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잼났어요~
그리고 또~ 배웠구요~나중에 우리 혁이 크면~~^0^
히히~5개의 빨래집게핀....을 꼽은 핑키~ 너무 귀여워용~ 

근이맘님의 댓글

근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한참 웃었어요~ 핑키 넘 귀여워용~ ^^
근데 저처럼 창의력 부족한 엄마는 나중에 정말 큰일이네요~ 걱정걱정 ㅋㅋ 

동현맘님의 댓글

동현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호 핑키 넘 귀여워요..보고싶다 핑키야...한국에 왔다가 걍 가버리다니 서운해..담엔 이모가 동현이 델구 핑키 보러 미국에 갈께 ㅋㅋ ^^ 

지윤맘님의 댓글

지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핑키 참 귀엽네요.... 두번째 경우는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지윤이는 유아어가 잘 안먹히더라구요..ㅋㅋㅋ 엄마가 잘못해서 그런지.....
간만에 핑키 너무 반가웠어요...^^ 

명연맘님의 댓글

명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오오, 핑키가 명연이보다 훨씬 개월수가 높다는 게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저도 요즘 패스트푸드룰이며 유아어며, 트레이스 호그 방법이며가 얼마나 쓰임새가 좋은지를 뼈저리게 느끼면서도 부담감 백배랍니다. 피곤한데 머리 쓰려니 힘들어요...ㅠㅠ 근데 머리를 쓰면 또 바로 효과가 눈에 보이니... 휴. 

하윤맘님의 댓글

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패스트푸드룰이 젤 어려워요~ 하윤양은 반복해서 말하는걸 싫어하는듯보여서..
제가 타이밍을 못잡아서 그런가 ㅋㅋ
핑키 빨래집게 머리핀 넘 귀여워용~
줄리님의 긴 글도 오랜만에 봐서 넘 좋네요~!! 내용도 알차고 재밌고 ^^
속닥이기 편도 기대합니다~ 

상욱소희맘님의 댓글

상욱소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핑키다~~
몇개월차이지만 핑키는 정말 언니갔다니까요..
나날이 머리를 써야 하는 일들이 많이 져서 몸도 피곤.. 머리도 피곤...ㅋㅋ 

주헌맘님의 댓글

주헌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핑키 너무 귀엽고 정말 감탄입니다...오늘 주헌이는 맘마 앞에서....맘마 맘마를 연신 외쳐 대서..밥 주면 뱉어 버리고....수박을 줬더니...맛있다고 먹더라구요...요즘 수박맛을 들여놨더니...
모든지 맘마예요 ㅋㅋㅋㅋ 

윤하어멈님의 댓글

윤하어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 두고두고 읽어보겠슴다~
윤하 크면 계속 써먹어봐야지~
패스트푸드룰은 지금이라도 연습을 좀 해둘까봐요, 남편한테라도
"국이 짜다고? 국이 짜? 짜? 국이 짜??? 이 국이 싫다고? 싫어? 짜?" ㅡ_ㅡ; 

juliee님의 댓글

juliee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핑키 아빠가요, 자기에 대한 궁금증에 증폭되었다고 했더니, 자기가 안재환 닮았다고 해달래요. 예, 안재환 닮았어요. 머리 모양만요~~. ^^;; 

라라님의 댓글

라라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윽~~ 저도 안재환 닮으신 핑키파님이 넘 궁금해 집니다.
머리로는 다 아는데 왜 실전은 안될까요?....
자꾸 연습 해야 겠어요^^ 

진경맘님의 댓글

진경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흐흐 빨래집게 소녀 핑키 덕분에 웃었네요.
핑키 아빠도 언제 함 데뷔시켜 주시지... 속삭임에 데뷔한 아빠들이 꽤 되는데 정말 아빠들 게시판이라도^^

그런데 윤하어멈님 글 읽고 또 폭소 만발... 저도 진경파에게 꼭 써봐야 겠어요.
"국이 짜다고? 국이 짜? 짜? 국이 짜??? 이 국이 싫다고? 싫어? 짜?" ㅋㅋㅋ 

주영맘님의 댓글

주영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5편을 기대하옵니다.
그리고 저도 윤하어멈님 예습 넘어갑니다.
정말 실상은 울 어른들한테 패스트푸드롤이 정말 필요한것 같아요
회사생활하다보니 뼈절이게 느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