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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아이 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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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연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11-22 23:28 조회4,389회 댓글20건

본문

블로그에 올렸던 글이라 반말임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

근데 며칠 전에 동생인 승원이가 왔을 때는 여전히 나누지 않으려고 하더군요. 단지 또래가 좋은 건가 싶기도 해요;;

추가 : 제가 사용한 방법이 모두 "베위2"와 "침팬지"에 나온 거라는 거 아시죠?
아이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켜주는 것과  대비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드리고 싶어서 글을 올렸답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시간이 해결해주는 것도 있다는 것도요. 지금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네안데르탈인(18~23개월)의 엄마들에게 위안이 되기를 바라며 올려요.
한 고비 넘기고 나니 이런 글도 올릴 수 있게 되네요. 흐흐.

네안데르탈인 저지하기, 성공과 실패 경험담도 언제 정리해서 올릴게요. 제가 성공만 했으리라고는 생각마시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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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연이는 소유욕이 강하다. 자기 물건에 다른 아이가 손대는 것을 참지 못한다. 물론 마음에 드는 남의 물건도 자기 소유라 생각하기 시작하면 마찬가지 행동을 한다. 그야말로 토들러 법칙(내 것도 내 거, 남의 것도 내 거, 좋은 건 다 내 거.)을 온몸으로 보여주는 아이라 할 수 있다.
바로 한달 전만 해도, 자기 집이 아닌 다른 곳에서도 자기가 원하는 물건을 자기보다 약한 아이가 갖고 있으면 빼앗으려 했다. 자기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곳)에 다른 아이가 들어오면 밀쳐버리기도 했다.
이런 행동 때문에 다른 아이와 함께 놀아야 하는 상황이 되면, 난 늘 레이더를 작동하여 사건이 발생할 낌새가 보이면 바로 들어가 중재를 했다. 이로 인해 울음바다를 경험한 것도 부지기수다.

보름 전에 한 아이의 집에 놀러갔다. 초대해준 엄마는 장난감 분쟁의 소지를 없애고자 명연이의 장난감도 몇가지 갖고 오라고 부탁했다.
나는 약간 긴장하며 그 집에 놀러갔다. 그러나 걱정은 기우였다. 정말로 서로 갖고 온 장난감 만으로 분쟁은 쉽게 사그라 들었던 것이다.

또래 손님을 맞기로 결심하고 가장 걱정했던 부분은 명연이의 소유욕이었다. 그래서 모임 사흘 전부터 명연이에게 이야기를 해주었다.
"진경이 기억하지? 사진에서 맨날 귤 들고 있는 그 애 말이야. 명연이는 맨날 "길!"하고 외치잖아, 그 진경이가 올 거야. 그리고 단이 기억하지? 몇달 전에도 만나서 같이 뛰어다녔잖아. 단이 알지? 제이도 알지? 예쁜 제이, 사진도 많이 봤잖아. 말 잘 하는 제이."
명연이는 아이들 이름이 나올 때마다, 눈을 반짝이며 "진경이, 단이, 제이"를 반복했다.
"그래, 진경이, 단이, 제이. 모두 명연이 친구야. 친구. 그 친구들이 놀러올 거야. 좋겠지?"
명연이는 여전히 눈을 반짝이며 "친구" 라고 대답했다.
"근데 친구들이 오면, 명연이가 좋아하는 소파에도 앉고, 장난감도 만지고 할 텐데 어떡하지? 이것도 만지고, 저것도 만지고 할 거야. 명연이 공도 갖고 놀고 할 거야.
근데 있잖아, 명연이는 공이 많지? 그러니까 친구가 이 공을 갖고 놀면, 명연이는 이쪽 공을 갖고 놀고, 또 친구가 이걸 만지면 명연이는 이걸 주고 하자. 그러면 재미나게 놀 수 있을 거야.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놀자."

명연이는 묵묵히 내가 늘어놓는 이야기만 들었다.

모임 전날에도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해주기로 결심하고 말을 꺼냈다.
"명연아, 내일 친구들이 놀러올 거야. 그러면..."하는데, 명연이가 잽싸게 말을 가로채더니 손짓으로 이쪽 저쪽을 가리키며 "이쪽 공, 이쪽 공"하는 것이다. 이 녀석이 다 알아듣고는 내용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나는 더 얘기는 않고, "그래, 명연이가 잘 알고 있구나. 친구들이랑 사이 좋게 노는 거야."하고 마무리를 하였다.

그리고 당일이 되었다. 얘기는 해두었지만, 그래도 걱정을 떨쳐버릴 수는 없었다. 먼저 장난감을 갖고 와달라고 부탁도 해두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걱정은 되었다.
하나둘 사람들이 도착하고, 기우에 사로잡힐 새도 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그러다 언뜻 언뜻 정신이 들어 명연이를 확인하면, 명연이는 아이들이 자기 장난감을 갖고 노는 데도 전혀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다. 엄마들이 챙겨온 다른 아이들의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자기 장난감을 갖고 놀기도 하고, 무려 낚시 놀이 하는 법을 가르쳐 주기도 하면서 어울려 놀고 있었다!

중간에 자전거와 빠방이를 두고 잠시 다툼이 벌어질 뻔 했으나, "너는 자전거, 너는 빠방이를 타렴."이라고 알려주는 것만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소파를 갖고 다툴 때도 "이 아이가 소파에 많이 앉고 싶다니, 너는 분홍 의자에 앉으렴."이라고 알려주니, 그것으로 상황이 종료되었다.

모임이 끝나고 아이들에게 빠이빠이 인사를 날리고 함께 집안을 정리했다. 그리고 나는 명연이에게 칭찬을 잔뜩 해주었다.
"명연아, 엄마는 명연이가 정말 자랑스러워. 친구들이 명연이가 정말 정말 좋아하는 장난감을 갖고 놀고, 정말 좋아하는 소파에 앉는데도 화를 내지 않았지. 사이 좋게 놀았지. 명연이는 정말 멋져!"
그러자 "은니(요즘 이 발음으로 정착되고 있는 듯-_-, :명연이) 멋져!"라고 말하며 신이 나서 춤을 추었다.
춤을 신나게 추고 있는 명연이에게 말했다.
"오늘 진경이랑 제이랑 단이랑 놀러왔지? 친구들이 놀러왔지?"
"친구 왔지."

"명연이, 친구들이 놀러와서 좋았어?"
"좋아!"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정말 좋아?"
"정말 좋아!"

"친구들이랑 또 놀고 싶어?"
또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응!!"

나는 정말 감동했다. 눈물이 날 뻔 했다. 아이들은 자란다. 그것을 알고 있는데도, 이렇게 큰 도약을 할 때는 온몸으로 감동하게 된다.

24개월을 무사히 졸업한 명연이와 우리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다.

댓글목록

하윤맘님의 댓글

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명연양 정말 멋진걸요!!
하윤이는 우리 ~~ 할까? 물으면 뜻도 모르면서
무조건 응! 하고 대답만 잘한다죠 ㅋㅋ
그래놓고 나중엔 말도 안듣고.. 

지원엄마님의 댓글

지원엄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연이도 멋지고 명연맘님도 멋져요~
명연이와 대화로써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가시는 모습이...
아이들이 뭔가를 하나씩 해나갈때면 정말 감동이고 기쁨이지요.
부모는 그 맛에 아이를 키우는 것 같아요.

근데 명연맘님, 명연이 내일 생일이에요? 티커를 보니~ 

서연엄마님의 댓글

서연엄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명연맘도 멋지고 명연이도 멋지네요.
명연이 소녀같아요~~ 속삭임엔 11월생 아가들이 참많은 거 같아요~
명연아, 생일 축하해~~~
 

승원맘님의 댓글

승원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전 명연이네 가서 느낀거지만.. 정말이지 명연맘의 활약이 눈물이 납니다..
승원이가 명연이보다 5개월가량  늦어서인지 남자아이라서인지는 모르겠지만 행동요소가 명연이 하곤 많이 다르거든요.. 단지 명연이네 놀러가도 안심이 되는 부분이 명연맘님께서 중재를 잘해주시구.. 체력적으로 이제 승원이가 명연이한테 많이 눌리지 않는다는 부분이 있죠..^^

암튼 제가 보기에도 명연이 욕심많고 똘똘한 아이에요..^^ 승원이하고도 더 잘어울리면 더 좋겠지만.. ㅋㅋ 

재민마미님의 댓글

재민마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연이의 소유욕... 재민이와 같으네요~~ㅠ.ㅠ
근데 명연이는 엄마와 대화로 해결이 많이 되어가고 있구,,,
15개월진입한 재민이는 아직 엄마의 이 대화를 받아들이기 힘들고..ㅠ.ㅠ
저도 친구가 집에 올때면 며칠전부터 바짝 긴장하고 있어요. 어딜가도 마찬가지구요.
재민이도 점차 친구와 나누기하는게 가능해지겠죠? 아직도 멀은거 같은디..
명연이의 생일 축하해요, 명연맘님의 활약도 본받아야겠어요^^ 

LOVE성은님의 댓글

LOVE성은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증말이지~~ 속삭임 롤모델 선배맘님들 너무 멋지세요.~!!
명연맘님.... 명연이 스토리에 감동먹고.... 흑,,,, 기특한 명연이......
그동안 고생 많으셨어요.~!! 명연맘님.~! 

juliee님의 댓글

juliee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너무 훌륭해요! 명연맘님, 이런 스토리 자주자주 들려주세요~. 애들이 말 알아들을 때면 정말 너무 기특하고 신기하고... 기뻐요. ^^;; 

예리맘님의 댓글

예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리도 명연이처럼 훌륭하게 두돌에 입성했음 좋겠어요~~
예리는 왜 소유욕이 저리 강할까..하고 고민했던게 미안해지네요
(전 오히려 예리 어디놀러갈때 예리한테만 안돼!!라고 했었는데..)
명연맘님 글 너무 좋아좋아~ 

명연맘님의 댓글

명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리맘/나도 명연이한테만 "안돼!!"를 외쳤다우. 그래서 눈물바다, 많이 경험했구. 명연이가 울음이 짧은 터라, 나 편하자고 많이 그랬다네. 명연이한테 미안할 뿐.
예리, 또 성장할 터이니 걱정 마시얍!

주영맘/글게요. ^^ 주영맘 님 덧글에 힘입어 올렸어요. 감샤!

줄리/다음에는 눈물바다 편 좀 정리해서 올릴게요. 줄리 님이 자주 이야기 들려달라 하시니, 기분 좋네요. 히히히.

러브성은/제가 제대로 대응 못해 월매나 울렸던지.

재민마미/크~ 재민이처럼 명연이랑 비슷한 아이 엄마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어느 정도는 시간이 다 해결해주더라고요. 그동안은 고생하는 수밖에.........ㅠㅠ
명연이 15개월에는 무조~~건 자리 이동, 자리 이동했어요.

승원맘/그날 명연이가 밀었을 때, 승원이의 겁 먹은 표정, 진짜 리얼했으... 우리 사위가 뒤끝이 없어 마음은 놓인다만. ㅋㅋ 미안하다는 사과도 제대로 못했네. 미안. 엄마도 못하면서 애한테만 맨날 요구한다니깐;

윤서맘/감사감사~~~

디노맘/생일 축하, 감사해요! 어느새 두돌.......와.

서연엄마/생일 축하 감사!!

지원엄마/오늘은 아니구, 다음주 화욜예요. 감사, 감사.

하윤맘/명연이는 "응"을 하기 시작한지, 열흘도 안됐어요. 그전에는 맨날 "아니야, 아니야"만.....-_-;
말 안 듣는 체육소녀, 보고 싶다. 

형주맘님의 댓글

형주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움...형주랑 주영이등 몇몇 제한적 친구들과 많은 장난감들에 쌓여서 놀때는...이런 증상 없구 괜찮은데요..

즉 울집이거나 다른집이거나 형주 관심거리가 많고 애들은 적을때......잠깐 싸워두 바로 양보되고 물러날쭐 아는데용..

어린이집을 보내보니...장난감은 한정 애들은 우루루..^^;; 넘 스트레스 받아하더라는..

칭구들과 장난감을 나눠쓴다는게..한명두명 일케일때는 잘 되었는데...울집이나 익숙한 장소에서는 괜찮았는데....여러명의 친구와 나눠쓰는거는 아직 힘든가봐요..특히나 지가 완소하는 강아지 인형이 어린이집에 있는데..그거 죽어두 안나눠가질라고 하고 다른애가 가지고 있으면 뺏아온다네요..(형주는 뺏기기 보다 뺏아오는 스탈.!!)

지금은 친구 소리만 해두..짜증낸다는..ㅠㅠ

다행인건..어린이집 샘은 좋아해서..샘얘기는 자꾸 하네요....샘말로는 조금있으면 적응될꺼라고 그러더라구요..애들과 나눠가지는거가요...
 

하늘맘님의 댓글

하늘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정말 저도 감동받았어요, 명연맘님.
아가가 변하는 것보다는 제가 변해야 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어야겠어요.
아, 명연맘님처럼 멋진 맘님을 가까이서 보고 지내야 하는데, 늘 아쉬워요. 

유림유로맘님의 댓글

유림유로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귀여운 명연양,더 귀여운 명연맘님~
지난번 울집에 왓을때 명연이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중재하시는거보고
저 엄청 반성많이했어요.나도 저런때가 있었는데..하구요.
요즘들어 유림이한텐 무조건 버럭입니다.쩝..
유림이가 쳐다도 안보던 뉴튼을 자꾸 끌어안고 다니는걸보면 맘이 짠하더라구요.. 

주헌맘님의 댓글

주헌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진짜 감동받아서 눈물납니다...
명연이도 대견하고 이쁘지만...
명연맘님...참으로~~ 대단하십니다....저두 노력해야 겠어요...
그런데 주헌이랑 왜이리 할말이 없는지... 

명연맘님의 댓글

명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힌맘/하핫, 재밌으셨다니 다행다행.

형주맘/그래도 형주는 평소에는 잘 나누는 편이었나 봐요. 명연이는 오히려 단체(속삭임 번개)일 때는 덜 했어요. 달래기도 쉽고 관심을 돌리기도 쉬워서...
어린이집 선생님을 좋아한다니 다행이네요.

라라/오잉? 연우가 명연이보다 말을 더 잘 했던 거 같은데요? 말귀 잘 알아듣고 있을 거예요~~

하늘맘/그쵸, 내가 변하는 거... 참 어려운데, 서서히 되는 게 신기해요.

유림유로맘/유림유로맘 님이 알려주신 팁(장난감 가지고 모이기) 덕을 톡톡히 봤구만요~~
그날 유림유로맘 님, 많이 지쳐보이셨어요. 유림이도 힘들겠지만, 엄마도 힘들잖아요. 그 와중에도 유림이에게 칭찬도 하시고 짜증도 안 내시고 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였어요.

주헌맘/좀 자랐다고 수다 떨만 해요~ 쪼매만 기다리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