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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나 침팬지!

동굴아이 핑키의 쇼핑 떼쓰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juliee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11-10 17:04 조회4,163회 댓글18건

본문

18개월쯤엔가? 할머니께서 "얘는 물건 사러가서 뭐 사달라고 조르는 법이 없어 좋다."라고 하셨었죠.
아마 그 때는 때가 덜 익었던(?) 모양이예요.

요새는 물건 사러 외출을 할 때마다 긴장이 돼요. 오늘은 또 뭘 가지고 떼를 쓸 것인가.
(저는 그냥 떼라고만 하겠습니다. 왠지 감정발작은 무서운 느낌이 들잖아요.)

가게에서 떼 쓰는 아이들을 봤을 때, 애 없던 시절의 저의 반응은 쯧쯧쯧. 애를 버려놨고만...였는데,
제가 요새 그 애를 버려놓은 엄마를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은, 모든 아이들이 겪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믿고 있죠. ^^;;)

오늘 나눌 얘기는 실패담도 성공담도 아닌 그대로의 경험담이예요.


2주 전쯤 남편 옷을 사러 나갔을 때의 일이예요.(핑키 만30개월)

남편이 옷을 보고 있는 동안 저랑 핑키는 아이 옷과 장난감을 구경하고 있었죠.
요새 분홍색 옷과 머리핀, 귀고리, 레이스, 면사포, 실크 등 이쁜 것에 삘~이 꽂힌 핑키 눈에(사진이 바로 그 증거)
분홍색 레이스가 하늘거리는 분홍색 실크 원피스가 눈에 들어왔어요.

핑키: "이거 사자."

제 눈에도 이뻐보이더라고요. 문제는 사이즈였어요. 적어도 네살아이용 드레스였죠.
그보다 작은 것은 18개월용. 핑키한테 맞을만한 사이즈가 아닌 거예요.

그런데 핑키가 옷 사이즈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이해해줄 나이인가요?
아니죠..

juliee: "정말 이쁘긴 하네?"(패스트푸드 룰) "근데, 사이즈가 핑키한테 크다. 핑키가 이 원피스 들고 다니고
혹시 다른 원피스 맘에 드는 게 있는지 잘 찾아보자."

핑키가 큰 사이즈의 원피스를 집어들었어요. 하지만 원피스가 크다보니 질질 끌고 다니더군요.
안되겠다 싶어 쇼핑카트에 올려 놓는 순간부터 떼쓰기가 시작되었습니다.
자기가 이쁜 원피스를 직접 들고 다니고 싶은 핑키와
그 이쁜 원피스로 매장 청소를 하게 만들 수는 없는 저와의 신경전이 시작되었죠.

패스트푸드 룰("핑키가 원피스를 들고 다니고 싶구나?")도, 계산이 끝나서 집에 가면 원피스를 입혀주겠다는 저의 논리적 설명도 전혀 먹히지 않았어요.

결국엔 떼를 쓰면서 으아아앙~~이 시작되었습니다. 애가 운다고 원피스를 건네줄 제가 아니죠...

매장의 모든 사람들 시선이 마치 저에게 집중되는 듯한 창피함을 느끼면서
협박에 가까운 저의 최후의 카드를 제시했습니다.

"자, 계속 울면 원피스 아예 안 사고 밖에 나간다. 하나,둘,셋 센다!
하나... 둘... 셋!"

당연히 울음을 안 그쳤죠. 저는 쇼핑카트에 올려놨던 원피스를 원래 제자리에 돌려놓고
몸을 뒤로 버티면서 으아아악대는 핑키를 한 팔에 안아들고 매장 출구를 향했습니다.

매장 밖으로 나가 핑키 손을 잡고 눈높이로 앉았죠.

"핑키, 진정하고 나면 다시 안으로 들어간다. 계속 울면 그냥 계속 여기 있는거야.
이제 괜찮으면 엄마한테 말하는 거야."

한참을 몸을 버티며 울더니 갑자기 쉬아가 마려웠는지 몸을 비비 꼬더군요.
"쉬아 마려워? 화장실에 갈까?" 했더니 갑자기 눈물을 그쳤어요. (기억하시나요? 핑키는 화장실 관광을 아주 즐긴다고...)

그리고 제 손을 잡고 깡총깡총대면서 화장실로 향했는데
핑키가 진정하고 나니까, 이제 제가 왜 이리 화가 나는지 화장실 안에서 핑키를 때릴 뻔 했어요.


하여간 진정한 핑키는 다시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되었고
아까 그 이쁜 원피스를 보고도 떼는 커녕 눈길 다시 주지 않고
나머지 순조로운 쇼핑을 마칠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도 그 이후로 또 한번 쇼핑몰에서 엄마와 함께 강퇴한 적이 있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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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sAbin님의 댓글

sAbin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준현이는 며칠전에 아빠랑 엄마랑 동생이랑 스타벅스갔다가 에비앙물병에 필꽃여서 난리도 아니였어요 ㅠㅡㅠ 아빠왈 하필 골라도 젤비싼거 고른다고 안된다고 우리것이 아니야~ 라고 말해주면 떼안쓰던 쭌이가 아주 제대로 뒤집혔어죠...
결국 아빠가 눈물을 머금고 사줬는데... 점점 두려워져요... --+ 

수연맘님의 댓글

수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수연이두 요즘 마트에 가면 이거사달라 저거사달라..아주 이것저것 집어드는통에 마트가기가 두렵습니다~
마트에서 떼쓰면 어찌해야하는지 잊어버렸었는데..저렇게 하면 되겠군요..
왜 책은 읽을때만이고 시간이 지나면 까매지는걸까요??ㅜ.ㅜ 

유지선님의 댓글

유지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마치 우리아이가 달라어요에 나오는 전문가 선생님 같으세요~^0^
꼭 기억해뒀다 서준이 비슷한 상황이 되면 써먹어봐야겠어요.
 

근이맘님의 댓글

근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왓. 핑키 어여쁜 아가씨가 다 되었어요~ ^^

엠마님 엄마 나는 아직 침팬지예요 읽어보시와용~
책 제목만 봐도 뭔가 느낌이 팍팍 오지 않나요? ㅋ
저도 지금 읽는 중.. 근데 정말 읽을 때 뿐이예요..
근이도 조만간 토들러 입문인데.. 아효 ^^;;; 

지윤맘님의 댓글

지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 얼마전 지윤양과의 쇼핑이 생각나네요... 몇개 사지도 않은것중 수세미와 사워타올을 카트안에 넣었더니 그걸 쥐고서 "꺼~~(내꺼..)"를 연발하며 꼭~~쥐고 안놓더라구요..
계산을 해야하는데 안놔서 한참 실갱이를 했구요.. 계산하고 나서 집에 올때까지도 들고 있었어요...^^
결국은 그게 과자가 아니라는걸 알고서 포기 했지만요....
아이들 정말 웃겨요....^^
사실 지윤양도 저럴까봐 같이 쇼핑 왠만하면 안간다눈...ㅎㅎㅎ 

예진마미님의 댓글

예진마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책은 읽을 때 뿐이고 읽고 나면 까맣게 까먹기 일쑨데요,
핑키와 줄리님의 경험담을 읽으니 좀더 잘 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왠지.^^
 

승환맘님의 댓글

승환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머리핀 꽂은 핑키 넘 귀여워요..
승환이는 한때 떼쓰기를 했었는데.. 요즘은 말로 어느정도 설득이 되더라구요.
승환이가 사고싶다고 하면.. 사고싶다는 거 인정해주고.. 나름대로 안되는 이유를 얘기해줘요.. 집에 있는거랑 같다든지, 형아가 되야 갖고 노는거라든지, 정 안되면 엄마가 돈이 없다고.. 나중에 돈벌어서 사줄께 해요..ㅋㅋ
사달라는거 말고.. 책을 더 보겠다든가 뭐 이런건... 최대한 들어주는 편이구요.
지금은 이렇지만.. 또 언제 돌변해서 떼쓰기 시작할지도 모르죠.. ^^
 

엠마님의 댓글

엠마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항...이해가 가네요.
침팬지...그책 읽어보고 싶었는데 아직은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보는 중이라서요.
침팬지도 함 사서 읽어봐야겠네요. 

인호맘님의 댓글

인호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핑키 저무 귀여워요~ 머리에 뭘 쓰고 있는거에요? ㅎㅎ ㅎ
인호는 지금도 자기맘대로 안되면 뒤집어져서 우는데.... 그때 되면 더하겠죠?오늘도 배워 갑니다~~ 

노을맘님의 댓글

노을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핑키 얘기 읽고 있으면 넘 재미있으면서 앞으로 참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을이도 이제 곧 침팬지 대열에 합류할 시기라..
침팬지 책 읽으면서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그런 쓸데없는 걱정도 해요..ㅎㅎ

사진 속 핑키~ 이젠 정말 작은 숙녀의 느낌이 물씬 풍기네요~
아웅.. 이뽀! 

형주맘님의 댓글

형주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움....저는 그 사각의 링위에서...형주 침팬치와..형주맘침팬지가 둘이 종이 땡 울리면
죽도록 싸운답니다...

울신랑보고..저왈..침팬지가 집에 두마리라서 힘들겠우..했지요..

형주가 때를 쓰면...저는....약이올라요...ㅠㅠ 

하윤맘님의 댓글

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후...이글 어제 보고나서 오늘 외출했다가
하윤이랑 전쟁 치르고 왔어요..ㅠㅠ
하윤이도 그래도 지금까진 떼 거의 안부리고 잘 다녔었는데 오늘은
갖고싶은게 어찌나 많은지 난리도 아니었걸랑요~흑.. 

오현아빠님의 댓글

오현아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최선의 방법은 "위기탈출" 이군요. 일딴 밖으로 나가서 진정을 하고 그다음 아가와 협상?을 잘 하는 방법이 최선이군요.
핑키가 점점 어린이가 되어 가고 있네요. 귀여운 핑키 건강하게 자라렴. 

(권)서진맘님의 댓글

(권)서진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글 읽으면서 줄리님이 핑키한테 하는 말 중얼대며 연습했잖아요. 서진이 컸을때 요게 생각이 나야하는데 말이죠.
서진이의 화장실 관광은 주접으로 끝을 내는데...데리고 예술의 전당 가면 다른 아가들은 분수쑈 보고 즐거워 하는데 서진양은 건물안 화장실로만 향합니다. 화장실 한바퀴 도는것으로도 만족을 못하고 화장실 바닥도 손으로 쓸어봤다가 변기도 빨아보려고 했다가(우웩) 물속에 손도 집어넣으려고 했다가...들쳐업고 나오면 다시 그 쪽 방향으로만 계속 갑니다요ㅠㅠ
 

디노맘님의 댓글

디노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 어찌나 핑키랑 디노랑 똑같은지. ㅋㅋ
저도 요즘 매장에서 옷 땅에 안끌리게 하느라 진땀뺀답니다. >.<
요즘은 옷걸이부분은 디노가 반대쪽 부분은 엄마가 들고
매장 직원에세 다시 되돌려주는 걸로 마무리하긴 하지만요.
아. 머리 아파요. ㅎㅎㅎㅎ
이거 사자~.는 살때도 있고 안 살때도 있지만, 대부분, 한번 더 생각해볼 기회를
가지자고 설득합니다.
대부분은 그냥 놔두고 오지만, 정말 안될때는 사야 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나날이 늘어나는 봉제 인형들...;;)
이것도 저것도 안될때는 -그리고 특히나 피곤할때는- 그냥 울리기도 해요.
이게 맞나 싶으면서... 다른 방법은 없더라구요.
아.. 떼쓰는 아이 만든 엄마. 딱. 제 심정이랍니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