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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명연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3-25 00:34 조회3,642회 댓글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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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일자리가 찾아온 것은 바로 보름 전의 일이었습니다. 고민할 꺼리는 정말 많았으나, 결정은 쉽게 내리는 성격탓에 그 다음날로 오케이를 날려버렸습니다. 그리하여 겨우 보름 후가 되면(바로 다음날 열흘로 당겨짐) 명연이의 주양육자가 바뀌는 사태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사실 그 무렵의 명연이 상태가 엄마가 슝~ 일하러 나갈 만한 상태는 아니었기 때문에, 결정후 며칠은 여러 가지 계획을 세우느라 머리가 바빴습니다.

보름 전의 명연이 상태
* 14개월 이후 젖순이가 되었다. 아침 밥을 먹다 말고 젖을 달라고 할 정도. 젖을 양껏 먹으면 한시간은 밥을 안 먹어도 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 젖 때문에 밥을 잘 안 먹는다. 타이밍이 관건! 배가 고파도 딱 허기를 면할 정도로만 먹는다.
* 엄마랑 한시도 안 떨어지려고 한다. 할머니네 댁에서 4시간도 놀던 명연이는 옛말. 아빠가 옆에서 안아줘도 엄마를 부르며 운다. 그로 인해 아빠랑 있을 때는 품에만 안겨 있는다. 아빠랑 단 둘이 1시간 이상 있었던 적도 없음.
* 잠탱이라 늦게 자면 늦게 잔만큼 다음날 늦게 일어난다. 그렇게 밀린 일정만큼, 규칙적으로 생활하면 좋겠으나, 늦게 일어날수록 밤잠 재우기가 어려워서 밤잠 시간이 점점 늦어졌다. 밤 1시에 잠든 적도 있을 정도로. 그렇게 자면 냅두면 오후 12시 넘어까지도 잔다.
* 일정이 들쑥날쑥하다보니 밤에 잘(두번 깨고, 한번은 토닥여서, 한번은 젖 먹고 잠) 잘 때도 있지만, 자주 깰 때도 많다.
* 특히 저녁 첫잠이 들면 40분 후, 1시간 후 등에 깬다.
* 낮잠, 밤잠 모두 젖을 먹고 잔다.

이렇다 보니, 턱하니 아빠한테(명연파가 육아담당이 되었습니다.) 떠밀고 나갈 수가 없는 상황인 것이죠.
그래서 드디어 임기응변육아쟁이 명연맘이 생활개조에 나서게 되었습니다.

먼저 문제점을 요약해서 해결방안을 궁리해보았습니다.
* 젖 때문에 밥을 잘 안 먹음. -> 젖을 뗄 것인가? 낮수유만 끊을 것인가?
* 엄마와 떨어지는 문제 해결 -> 단계적으로 엄마와 떨어지기 연습. 하루에 30분씩 인사하고 나갔다가 돌아오기.
* 일정 조정. -> 기상 시간을 고정하여 일정 맞추기. 오전 9시 기상을 시작으로 서서히 7시까지 당길 것.
* 잠재우기 방법 -> 이제와서 PUPD? 아기띠, 유모차 동원?

그리고 며칠 후, 전 절대로 울려서 젖을 떼거나 할 수 없음을 깨닫게 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일정 조정하느라 일찍 재우기에 들어갔는데, 이 녀석이 절대절대 잘 수 없다는 거예요. 남편은 이미 잠이 들었기에, 에라 모르겠다, 모르는 척 누워버렸죠. 처음엔 장난치고 까불던 녀석이 서서히 분위기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닫고는 울기 시작하더군요. 꾸욱 참았습니다. 점점 악을 쓰고 울더군요. 이때까지도 참을만 했습니다. 그런데 한참을 엄마아빠 사이를 오가며 악을 쓰며 울더니, 이번엔 자기 침대로 올라가 너무나 서럽게 서럽게 우는 겁니다. 아... 전 못 참겠더라고요. 그 시간이 고작 20~30분이었는데,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 일이 있은 후, 재우느라 울리는 것도 못하는데 젖을 떼기 위해 울리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그래서 젖 떼기로 단번에 해결하려던(밥 잘 먹게 하기, 잠 잘 자게 하기, 쉽게 재우기) 마음에서 서서히 준비를 하는 쪽으로 노선을 바꾸었습니다. 젖 떼기와 엄마와 떨어지는 경험을 한번에 겪는 충격을 주고 싶지도 않았고요.

그래서 바꾼 계획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낮수유 줄이기
1. 밥을 대신하는 젖은 절대 주지 않는다. 배고플 틈을 주지 않고 간식도 마구 준다.
2. 배고파서 밥을 찾는 시간을 놓치지 않도록 늘 식사 준비 상태로 해둔다. 밥도 조금씩 새로 하고, 반찬도 매끼니 바꾼다. 식욕증진을 위해 철분섭취는 필수.
3. 수유를 원하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신경을 딴 데로 돌린다. 손 씻기. 물장난 하기. 비누 만지게 두기. 외출하기. 간식 주기. 정 안되면 오징어 주기.
4. 도와줄 사람이 없을 때는 외출! 외출! (엄마랑 둘이 있으면 더 젖을 찾는다.)
5. 마지막까지 오전 첫 수유와 밤잠 직전 수유는 최후의 보루로 남겨둔다.

엄마와 떨어지는 연습을 하기 위해, 이때부터 아빠가 집중적으로 놀아주기 시작했습니다. 때마침 명연이가 책에 푹 빠진 터라, 아빠가 종일 책을 읽어주었죠. 낮수유를 줄이기 프로젝트 때문에 종일 요리를 해야 했기에, 제가 뭘 해줄 시간이 없기도 했고요. ^^;; 저녁 목욕도 아빠랑 둘이 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는 명연이가 낮잠에서 깨어났을 때 엄마가 없는 상황에 대한 예행연습도 했습니다.

첫 일주일은 큰 변화가 없는 것처럼 느껴지더군요. 워낙 밥대신에 젖을 먹으려고 하던 녀석이라, 그냥 젖을 준 일도 많았고요. 그래도 점점 낮 수유간격이 4시간에서 6시간 정도까지 떨어지더니, 일주일이 지난 후에 보니 8~9시간까지 멀어져있더라고요. 야호!
수유가 줄어드니 먹는 양도 서서히 아주 서서히 늘었습니다. 일주일은 티도 안 나더니 이번 주에 들어서면서는 정말 잘 먹습니다.
참, 저희가 상에서 밥을 먹어서 명연이랑 함께 먹기가 힘들었는데, 유아용 소파를 사주니 아주 좋네요. 정말 밥을 차려놓으면 소파를 가져와요!

재우는 방법만큼은 마지막까지 계속 젖 먹여 재우기로 버티다 이번 주부터 낮잠부터 유모차를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전부터 낮잠은 다른 방법으로도 쉽게 잠들었고, 타이밍 잡기도 쉬웠거든요. 첫날은 40분이 걸리더니 오늘은 15분만에 잠들었습니다.
밤잠은 하루는 아빠가 유모차로 재웠고(7시에!), 그외에는 잠이 안 들고 버티는 바람에 제가 젖 물려 재웠습니다.

현재 명연이의 상태
* 아침 수유는 유지중. 중간에 젖을 찾을 때도 있으나 엄마 가슴을 한번 만지고 마음을 달랠 때도 있고, 집요하게 찾을 때도 있음.
* 밥은 아주 잘 먹고 있음!
* 엄마 없이도 아빠랑 아주 잘 놀고 있음. (열흘 집중 케어 효과 좋습니다!)
* 일정이 많이 규칙적이 되었음. 처음엔 엄마아빠가 깨웠으나 지금은 스스로 8시 전후에 깨어남.
* 부가적으로 밤에 덜(밤새 한번) 깨게 되었음. 초저녁 잠도 푹 잠. - 이건 왜 그런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같이 일찍 자는 날이 많았어서 그런지...
* 밤잠 시간을 맞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숙제. 현재도 오후 활동시간 조절중.
* 잠재우는 방법도 숙제. 젖 먹여 재울 때는 뒹굴다 자는 일도 있었기에 고민중.

쓰다보니 정말정말 길고 지루한 글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혹시 저랑 비슷한 상황에 직면하신 분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써봤습니다. 단 열흘만에 이정도까지 바뀔 수 있었다는 것에 저 스스로가 가장 놀라웠거든요.
물론 열심히 예습했던 진경이네처럼 잘 지내는 듯이 보였던 명연이가 갑자기 분리불안 증세를 보이는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너무 안심해서는 안되겠지만요. ^^ 이 자리를 빌어 진경맘 님, 진경파 님께도 감사 말씀 올립니다.

댓글목록

동현맘님의 댓글

동현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연이와 명연맘님과 명연파님께 격려와 칭찬의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짝
단 열흘만에 정말 놀라운 성과를 이뤄내셨군요
제가 느낀거지만 육아는 아기의 기질보다는 부모의 기질에 더욱 영향을 받는거 같아요..노력하는 부모밑의 아이들..참 복받은거죠 ^^ 

예리맘님의 댓글

예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정말 명연맘님은 어떤상황에서도 대처능력이 뛰어나시군요..부럽~
큰조카도 젖을 떼니 밥도 잘먹구 형부가 밤잠을 재우기도 쉬워 언니가 슬슬 가게에 나오더군요
대신 젖에 반창고를 붙여놔서 낮수유시에 수시로 보여주며 아야해~했더니 낮에 불은 젖 유축할때두 호호~하면서 먹진않더라구요(밤잠시 한번깰때 한번수유하는데 양쪽젖이 쪼그라들도록 먹더래요..그래두 밥안먹는다고 고민하던 예전과달리 음식해나르느라 바쁘다더군요..ㅋㅋ
복직 넘 축하드려요~명연양도 엄마의 커리어를 인정해 명연파님을 아주 잘 따를것이라 믿습니당~ 

진경맘님의 댓글

진경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복직 축하드려요^^*
열흘만에 성과가 놀라워요! 정말 명연이는 천사+씩씩이 기질이 함께 있는가봐요. 무엇보다 엄마아빠의 노력이 정직하게 효과를 본 거겠지요...!
진경이는 아직도 새벽수유를 하고 있습니다. 그건 어쩐지 제가 아쉬워서 떼는데 미적거리는 거겠지요. 사무실에서 회식할때 자제력을 발휘해야 해서 조금 괴롭지만... 덕분에 아이가 엄마의 부재 상황에도 잘 적응한 것 같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살면 진경파랑 명연파가 아이 데리고 자주 만나시고 그럼 좋을텐데. 명연파님만큼은 아니겠지만 진경파가 당구도 아주 조금은 치는거 같던데... 지난주 진경파가 엄마들 번개에 갔으나... 엄마들도 아빠도 뻘쭘했나 보더이다ㅠ.ㅠ 진경이 사회생활이 많이 줄었어요... 오후 시간이 길어서 아이도 아빠도 괴로울 때가 많아졌구요... 

하윤맘님의 댓글

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선 복직 축하드리구요^^
명연이가 잘 따라주니 넘 기쁘네요..
저역시 젖뗄때 우는 소리 넘 괴로워서 못들을것같아 무지 걱정했는데..
명연이도 서럽게 울었군요..
앞으로 명연이가 아빠랑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나윤맘님의 댓글

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얼대 지루한 글 아니었네요. 명연맘님.
우선 명연맘님 복직하게되신거 미리 알고는 있었지만...다시한번 축하드립니다^^
좋은일이라 생각해요.저도 부럽네요^^
명연이가 잘 따라주어서...그리고 명연맘님.명연파님께서 노력하신 결과라 생각됩니다.
나윤이의 숙제는. 젖순이지만. 밥은 잘먹어요. 젖으로 배고픔을 달래기 보다는 저와 살을 부비며 친밀감을 느끼는걸 좋아하는거 같아요. 하루에도 몇번씩....
낮잠.밤잠 젖을 꼭 먹고 잔다.
암튼 저도 낮수유를 끊다가 아주 젖떼기에 들어가야겠어요.
그리고 가장 큰 문제..그러다보니 저랑 떨어지지 않으려 해요. 저도 나윤파와 친해지는 프로젝트를 들어가야 하는데...
암튼 명연이와 월령수가 비슷해서 항상 명연이의 easy는 항상 관심있게 귀를 쫑끗!세우고 있네요.^^

 

단이랑님의 댓글

단이랑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예쁜 명연이, 예쁜 짓만 골라서 하지요?^^
적응력 뛰어난 아이를 키운다는 건 참 복 받은 일이에요.

훌륭하게 이뤄진 복직과 생활 변화, 부럽습니다.
축하합니다! 

현우맘님의 댓글

현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연맘님~복직 축하드려용 ㅋㅋ 아 명연이의 눈물겨운 젖사랑기 ㅋㅋ 울 현우는 지금 젖을 아침에만 먹어요.. 씻을때랑.. 씻을때는 머리감기면서 젖을 물리기때문에 어쩔수가 없더라구요..이문제도 조만간 해결해볼라고 노력중임돠 - -; 일단 현우는 낮활동시간에는 젖을 아예 안먹는대요..첨에는 찾았어요..막 젖내노라고 가슴을 치거나 ㅡㅡ;옷을 들추거나 아님 옷입은채로 덤벼요 ㅡㅡ;그럴땐 피하기보다 그냥줬어요..대신 젖이 생각나기전에 밥을 먹이고 간식을 주고 배를 그렇게 채웠어요. 명연맘님이 계획하신 방법이 먹혔었어요 저는~! 명연맘님에게도 좋은 성과가 있을거같구요~열흘만에 정말 눈부시게 좋아졌네여..전 현우가8시에 일어나면 죽을맛이예요 ㅠㅠ 넘넘피곤해요..왜그렇게 자두자두 피곤한지..9시에만 일어나주면 땡큐인데..ㅋㅋ 거진 9시에 일어나고 요즘은 다시8시에 일어나네요~

아참 그리구 현우재울때요 전 자장가 불러줬어요..그리고 재울때 저두 젖물려재웠는데 젖대신 두유를 줘서 재웠어요..두유를 먹여 재우다보니까 두유없이도 자드라구요. 자기전에 배를 빵빵하게 채워주면 두유가 들어갈 자리가 없으니 ㅡㅡㅋ; 졸리면 노래불러줘요 방불끄고 자는분위기만들구.. 예전의 현우라면 상상도 할수없었죠..ㅋㅋ 이젠 노래불러주면 잡니다~명연이두 노래한번 불러줘보심이..두유먹이구 재우는건 권장하지는 않아요^^;혹 이가썩을수도 있으니.. 울현우는 조만간 치과에 가보게여 ㅠㅠ젖물고 자던아이라 이가 영~ 

제이맘님의 댓글

제이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복직 축하드립니다. 짜임새있는 계획과 실천이 있었기에 열흘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가능했던 것 같군요! 멋져요! 저도 화이팅의 박수와 외침을 보내드립니다! 
 

행복한 준호님의 댓글

행복한 준호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뒤늦었지만... 복귀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명연이도, 엄마도, 아빠도 모두 새로운 환경)엄마의 복직)에 잘 적응하시리라 믿고 응원합니다. 

하하님의 댓글

하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요렇게 체계적인 계획,준비의 결과가 아닐런지요...물론 명연이의 적응력도 뛰어났지만...오로지 부러울따름입니다...어떻게 요렇게 하셨어요...? 저도 방법을 전수 받아야 할터인데....참 복직도 너무 너무 축하드려요...앞으로 더 힘든일이 많으실테지만...명연맘님의 현명함으로 잘 헤쳐나가실거 같애요....그나저나 복직하시면 앞으로 속삭임에서 자주 못 보는건 아니겠죠?^^ 

연호맘님의 댓글

연호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넘 늦었지만 복직 축하드려요~
명연이랑 떨어져 있을일이 조금 걱정되시겠지만..명연파님과 명연이 지금처럼만 잘 적응해준다면야 문제 없을 것 같아요~
첫 출근 잘하시길 바라구요..직장맘으로서의 다시서기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