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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 명연이의 기저귀 떼기 (상) - 신호부터 첫 성공까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명연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11-25 12:23 조회6,073회 댓글11건

본문

0. 기저귀 떼기 신호

처음 명연이가 기저귀 떼기의 신호를 보낸 것은 14개월 무렵의 일이다. 기저귀를 찬 상태에서 뇨의를 참고 발을 동동거리는 모습을 보고, 속삭임에 보고 글을 썼을 때다.

이 무렵에는 자그마치 4시간까지 기저귀를 안 한 상태로 버티기도 했다. 아마 이 때는 뇨의를 참는 것을 익히는 중이었던 것 같다. 참다가 기저귀를 채워주면 바로 소변을 봤으니까. 기저귀가 거의 변기 대용이라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뇨의를 참을 수는 있으나 변기가 기저귀처럼 변을 봐도 되는 곳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주는 것은 힘든 것 같았다.

1. 준비

친정 엄마가 사다준 아기용 변기는 앉으면 발이 닿지 않기에 발을 대롱대롱 흔들 수 있는 의자나 발디딤이 정도로만 의식하는 듯 했다. 어른용 변기에 얹어서 쓰는 시트형 변기에도 앉혀봤으나, 뭘 하는 건지 모르겠다는 표정이었다.

그래서 변기에 익숙해지는 데 노력을 쏟기보다 배변 관련 책으로 배변이 어떤 것인지를 알려주는 작업에 중점을 두기로 마음을 먹었다. 뭐, 의식적으로 그랬다기보다는 그냥 이것저것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늘 그렇듯이 느릿느릿, 하다가 말다가.

그렇게 배변 책은 그냥 계속 읽어주고, 엄마 아빠가 변을 볼 때마다 따라와서 봐달라고 요청하고, 아주 가끔 변기에 앉혀주는 무심한 생활을 계속 했다. 그전부터 기저귀를 벗겨놓는 일이 많았던 터라, 이후로도 가끔 팬티를 입히기도 하고, 기저귀를 채울 때도 있고 벗겨놓을 때도 있는 들쭉 날쭉한 생활을 계속 했다.

그리하여 그간 바닥에 실례한 회수는 상상을 초월하나 내가 오물에 대한 혐오가 없는지라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오히려 신경 쓴 것은 내가 자칫 실망을 표시하지 않도록 말조심하는 부분이었다. 그리고 꾸준히 "다음에는 쉬 하는 느낌이 들면 엄마한테 말해주렴.", "지금 바닥에 쉬하니까 다리가 축축해졌네. 변기에 쉬하면 축축하지 않으니까 좋겠다." 등등의 말을 건네주려고 노력(늘 했다는 것이 아니라,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했다.

2. 난관

생활이 규칙적이고 식사량이 많은 아이들은 기상하면 바로 첫 소변(잘 먹는 아이들은 대변도 이때 한방에 해결)을 본다고 한다. 그래서 기저귀 떼기 첫단계로 기상후 바로 변기에 앉히라고 선배맘들과 육아책에서는 조언한다. 이때가 가장 성공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허나 명연이의 경우는 이 때 데려가봤자 소변을 보지 않았다. 몸이 왜소한 편이라 그런지, 기상한 후 몸을 조금 움직여야 방광도 활동을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그래서 이 타이밍을 찾아내는 것이 첫 번째 난관이었다. 그래도 이 난관은 거의 늘상 기저귀를 벗겨놓는 생활 덕분에 그럭저럭 해결이 되었다. 대충이나마 차츰 변을 보는 시간대를 어림짐작 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대를 알아내봤자, 변기에 앉히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 바로 예상하던 그 시간에 바닥에 일을 보는 것을 손가락을 물고 지켜볼 수밖에 없다.

그리하여 변기에 앉히는 것이 두번째 난관이었다. 어차피 변 볼 타이밍을 잘 모르는 터라, 그냥 심심할 때 데리고 가서 놀기로 했다. 쉬야 하러 가자고 꼬시기 보다는 변기 위에서 놀자고 꼬신 것이다. 처음에는 어른 변기에 앉는 것이 신기했는지 잠깐(30초?) 앉아 있다가 바로 내려왔다. 그래서 오래 앉히기 위해서 이것 저것 궁리를 했다.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대롱거리는 발을 이리저리 흔들며 놀기도 하고, 노래를 불러주기도 하고, 장착 시트에 그려 있는 곰돌이가 뭘 하는지 이야기를 주고받기도 하고. 그렇게 하는 둥 마는 둥하게 노력하는 동안, 변기에 앉아 있는 시간이 서서히 늘어났다.

4. 성공

그렇게 하는 둥 마는 둥 기저귀 떼기를 진행하면서도 조금씩 틀이 잡혀갔다.
먼저 명연이의 육체가 자라고 음식을 잘 먹게 되면서 몸의 순환이 규칙적이 되었다. 그리고 조금씩 언어능력이 좋아지면서, "쉬"와 "응가"를 말하게 되었다. 물론 아직은 먼저 일을 본 후에 "쉬"를 했다고 알리는 수준이지만, 기저귀에 쉬를 한 상태와 하지 않은 상태를 구분한다는 것도 중요한 발전이었다.

그러던 20개월의 어느날. 평소와 다름 없이 어른 변기에 앉혀서 노는데, 이 녀석이 쉬를 성공한 것이다!

그때의 명연이의 표정은 정녕 잊을 수 없다. 이렇게 놀랍고 신기한 일이 있다니! 라는 표정이었다. 그리고 쉬~~ 쫄쫄쫄~~ 소리와 함께 명연이 입에서 "우, 우와~"하고 나지막하게 터져나온 탄성도 절대 잊을 수 없다. 작지만 또렷한 목소리였다. 명연이 스스로도 굉장히 놀랍고 대견했던 모양이다.

그날 이후 추석 직전까지 성공률은 점점 높아져갔다. 하루에 한두번으로 시작하여, 단숨에 볼 일은 모두 유아 시트에서 보는 경지까지 이르렀다. 아직 먼저 쉬와 응가를 하겠다고 얘기하는 일은 적었고, 쉬와 응가의 느낌 차이를 모르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건 한참을 기다려야 가능한 일이라 해서 마음 편히 생각하기로 했다.

추석 직전에 이르러서는 외갓집의 유아 시트도 없는 어른 변기에서 엄마와 꼭 끌어안은 상태로 소변을 성공하기도 하였다. 그것도 여러 번. 집에서는 거의 성공, 외갓집에서도 성공. 그래서 이제 서서히 외출시 기저귀도 떼려고 팬티만 입혀서 다니기 시작했다. 몇 번의 외출에서는 바깥 화장실을 이용하지는 않았으나, 팬티를 적시지 않고 귀가할 수 있었다.

이대로 좌절 없이 무사히 기저귀 떼기를 성공할 것 같다는 기대감이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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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편은 퇴행과 회복입니다. 기대해주삼. ㅋㅋ

댓글목록

하영맘님의 댓글

하영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와 ~~~ 명연이 모습이 진짜 넘 대견하고 그래요.
하영이도 가끔 변기에 앉혀는 보는데 물내리느라 바쁘네요.
본 건 있어서 화장지 뜯어 뒤 닦는 시늉하고 버려요..ㅋㅋ
좀 있음 명연이 언니처럼.~~ 그런날을 기대해 보아요..
 

하윤맘님의 댓글

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연이는 말이 트여서 더 잘 따라주는듯..
하윤인 말 좀 하면 구체적으로 시도해보겠는데
변기에 앉고 싶어할때는 가끔 있고 아직 쉬,응가 표현을 안해서 더 기다리는 중이어요.
늦어도 괜찮겠죠? 하윤이 속도를 기다려주는거 머리는 이해해도 몸이 쉽지 않네요. 

래윤맘님의 댓글

래윤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두 기저귀떼기 올릴려다 너무 정리가 안되어서
못했는데....명연맘님 대단하십니다.
ㅎㅎㅎ
저두 다음편 기대하고 있어요~~!! 

승원맘님의 댓글

승원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승원인 기저귀를 벗겨놨을때 응가를 한경우 자기 응가를 너무 무서운걸 발견한듯 마구 울어요.. ㅡ.ㅡ 하지만 기저귀에 응가를 하고는 "똥이 풍덩" 하자며 절 화장실로 끌고(?)가거든요.. 그리곤 풍덩을 해주면 "똥아 잘가~ "까지도 하는데..바닥에 쌌을때만 그리 우는지.. 벗겨놓기가 쉽운일이 아니에요.. ^^

제 궁금증만 풀어놨네요.. 어쨌든 대견스런 명연양 입니다~~~      ^^ 

명연맘님의 댓글

명연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승원맘/예민둥이 승원이는 응가가 바닥에 있는 게 싫은가? 응가는 기저귀나 변기에 있어야 된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르지. 평소의 성격으로 볼 때. ㅋㅋㅋㅋ

래윤맘/저도 맨날 정리해야지~ 하다가 겨우 정리했네요.

하윤맘/확실히 의사소통이 된 다음이 편한 거 같아요. 추석 때 퇴행한 후에 다시 시작했을 때는 의사소통이 원활해서 그런지 훨씬 쉽게 진행이 되더라고요.

하영맘/ㅋㅋ, 첫 신호에서 첫 성공까지 6개월 걸렸삼~ 흐흐흐흐흐. 그동안 빤 걸레만도 기백은 되지 싶습니다.

윤서맘/퇴행편을 기대해주세요~ 호호홋. 

재홍맘님의 댓글

재홍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명연이 기특해요..  ^^
우~ 우와~ 라고 말할 때 얼마나 귀여웠을지...
재홍인 22개월엔 뗐음에도 불구하고 응가를 가끔찍 지리기도 해요..흥분해서 놀 땐 쉬도 하고...--;;

승원맘님 재홍인 첨엔 길쭉한 바바나응가를 누길래 제가 기차같이 생겼다고 해서인지..그 다음부터 응가보고 기차~기차..라고 잘하거든요..그래서 거부감이 덜한 것같은데..
승원이도 승원이가 좋아하는 캐릭 닮았다고 한 번 이야기 해보시는건 어떠실지..^^
 

상욱소희맘님의 댓글

상욱소희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도 이런거 너무너무 쓰고 싶어요...
하지만 절대로 그럴 시간인 없다는거....................흑.
지금도 소변이랑 대변은 불규칙하고 둘이다보니 시간같은거 도통 헛갈리고.
일기도 매일매일 쓰지 못하고 일주일에 한번 몰아서 쓰는 성격이다보니 헛갈려서 쓸수가 없어요.
소희만 하고 있는데 소희가 바닥에 해놓으면 소희씻기고 상욱이 못만지게 하느라 정신이 없고. 항상 명연맘님의 관찰력과 일목요연한 정리 넘 도움이 된답니다. 부럽고요. 

하늘맘님의 댓글

하늘맘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와~ 저도 정말 기다리던 글이에요.
글들을 볼 때마다 훌륭한 명연이에게는 더 훌륭한 명연맘님이 계시다는 걸 느끼게 돼요. 저도 기대, 기대~~~^^